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뉴욕은 지난 10월말에 기다리지도 않았던 눈이 내린 후 날씨가 많이 쌀쌀해 졌습니다. 다행히 아파트에 히팅이 조금씩 들어와서 그럭저럭 버틸만 하군요.
본론으로 들어가 오늘의 주제로 ‘모금의 기초’에 대해서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쓰기 전에 한국 포털사이트에 검색을 좀 해봤습니다. 오늘 쓰려는 주제가 벌써 다루어 졌는지 알고 싶기도 하고, 그 내용이 궁금하기도 해서 좀 찾아봤습니다. 제가 생각했던것 의외로 한국의 비영리법인도 체계적으로 모금을 실행하는 듯 보여집니다. 다만 미국에서 다루어지고 발전되어진 방법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 5년~10년 후면 미국체계가 한국식과 잘 융합하여 뿌리내릴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오늘 쓰려는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한국포털사이트에서 copy/paste는 아니니까 오해마세요.ㅎ 제가 몸담았던 모금컨설팅회사는 1946년에 설립되어 지금도 미국내에서 가장 많은 프로젝트를 하고 있으니까요.
이번에 새로 시장이 된 박원순씨가 참여했던 단체들만 봐도 꽤 체계화 되어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본인이 모금전문가라고 말할만 합니다. 선거기간동안 많이 두들겨 맞는게 좀 안타깝긴 했지만, 그걸통해서 정치인들이 얼마나 비영리법인의 운영과 모금활동에 대해 무지한지도 셀프인증해 주셨네요. 땡큐~! 난 살다살다 대기업의 후원을 받았다고 딴지거는 걸 첨 봤습니다. 후원을 받아 어디에 쓴것이 중요한건데 ‘돈을 받았다’라는 사실에 촛점을 맞추는 유아틱한 정치에 실소를 금할수 가 없더군요. 비영리단체가 후원을 받아 가치를 실현하는 일과, 대기업의 경영활동은 당연히 분리해서 봐야합니다. 기업의 후원으로 그 기업의 영리활동을 직접적으로 도와주는 일이 아니라면 후원은 고마워야 할 일이죠. 도요타에서 후원받았다고 친일이라고 하고, 대기업에서 후원받았다고 그돈으로 자기 배 불린마냥 까대는 정치인들보면 참…. 초등학교 학급회의도 그보다는 논리적이던데….
오늘도 서론이 많이 길었네요. 항상 본론으로 들어간다고 써놓고 헛소리만 하고, 쩝……
이번 포스팅은 3가지의 부주제에 대한 이해를 목적에 두고, 모금의 기초에 대해 쓰겠습니다. 또한, 중장기 계획이 필요한 Capital Campaign 에 초점을 맞춰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캐피탈 캠패인이란, 정해진 시간에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거액을 모금하여 가치실현을 위한 자산을 늘리는 모금활동을 말합니다.
1. 모금의 4가지 요소: 실현할 가치, 함께할 리더십, 잠정후원자, 모금계획.
2. 모금활동의 기초 재조명.
3. 모금계획에 대한 구체적 내용.
자 일단 이렇게 아웃라인을 정해놓고 써 보도록 할께요.
1번에서 언급했듯, 모금활동에는 네가지의 기본요소가 있습니다.
첫째는, 실현할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모든 모금활동에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무런 가치가 부여되지 않은 모금활동은 단순히 운영에만 급급한 단체라고 봐도 됩니다. 또한 이런 가치가 없는 단체에 후원자들이 기부를 하지도 않습니다. 이건 굉장히 단순하지만 종종 잊고 지내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단체들이 모금활동에 고전하는 경우는 이 사실이 빠진체 세상과 소통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통이란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려는지 세상에 전달할때 가장 효과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한 립서비스 보다는 인쇄물에 구체적인 내용을 명시하여 잠정후원자들이 읽어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중 하나겠지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포맷을 정해보도록 하죠.
– 왜 후원이 필요한가에 대한 ‘요약’.
– 단체소개 및 추구하는 가치소개.
– 지금까지의 활동내역과 연혁.
– 단체가 직면한 현제의 상황: SWOT (Strengths, Weaknesses, Opportunities, Threats)
– 사명: 왜 이일을 꼭 해야 하며, 왜 후원자들이 도움을 줘야 하는 사명에 대한 내용.
– 모금에 대한 내용 및 목표
– 후원금 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계획 (모금활동 계획, 사용처에 대한 계획, 재정운영 계획)
– 단체가 후원금을 통하여 받을 수 있는 혜택과 예상결과물.
– 감화를 주는 마무리 인사.
이정도면 메세지를 전달하는 충분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의 요소는 모금활동에 동참할 리더십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겠습니다.
이 리더들의 초기역할은 모금캠패인의 성공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겠습니다. 그들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옮기자면:
– 단체의 실현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경영진, 이사회 구성원, 협력봉사자들.
– 가치실현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능력을 헌신할 수 있는 사람.
– 프로그램의 성공과 모금캠패인의 성공을 위한 책임감.
– 모금계획의 구체적인 전략을 짜고 전적으로 밀어줄 수 있는 역할.
– 잠재적인 기부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는 일.
– 먼저 솔선하여 거액기부를 할 수 있는 사람.
– 기부요청전략에 동참.
– 직접 기부요청에 참여.
비영리단체의 리더는 이처럼 쉽지않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가치가 실현될 수 있고, 또 그렇게 믿어야 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믿음이 있고 없고에 따라 나중의 결과물은 커다란 차이가 생깁니다. 그 믿음을 갖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아야 하고, 그에 대한 공부 또한 많이 해야겠지요. 공부를 계속 해야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간혹, 책이나 초청강사가 해주는 동기부여 연설을 듣고 ‘맞어! 나는 나를 믿고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는거야’하고 무모한 짓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무런 공부와 쌓아논 지식없이 그냥 하고 싶다고 뛰어드는 일은 무모한 삽질 또는 객기라고 부릅니다.
#어머니어록 , 문득 제 어머니가 해준말이 기억나네요. “공부를 게을리하지 마라. 공부로 쌓은 지식이 있으면, 네가 사람들에게 전하는 말은 너의 철학이 된다. 하지만 지식과 소양이 없이 말하면, 사람들은 너를 똥고집만 있는 사람으로 기억하여 피하려 할것이다.”
#아버지어록 , “여자말은 듣기 싫어도 다 들어줘야 해”.
그래서 전 어머니말은 지금도 듣고 있습니다. (ㅋㅋㅋ 뭐래??)
세번째 요소는, 잠재기부 능력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예전에 기부한적이 있는 사람들이겠죠. 그 외에, 단체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사람들, 법인, 재단, 협회, 정부등이 있겠습니다. 대학을 구체적인 예로 들어보자면, 졸업생, 학생부모, 재단이사회, 협력기구, 교수, 협력업체/기업등이 잠재적인 기부능력이 있는 구성원입니다.
여기서 잠깐, 단체의 구성원모델을 살펴보겠습니다.
표에 나와 있듯이, 단체의 구성원 중심에는 경영진, 이사회, 거액기부자가 있습니다. 단체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리더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죠. 그 밖으로 단체직원, 봉사자, 수혜자, 회원, 소액기부자가 있습니다. 한단계 더 멀리에, 예전의 구성원, 예전 기부자, 예전 이사회 멤버가 있고, 그 후에 단체의 활동분야와 같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모든 사람들이 단체를 구성하는 하나의 원동력이고, 단체를 지탱하는 힘이 됩니다.
미국의 모금전문가인 제롤드 파나스는 위에 언급한 거액기부자들이 (백만불이상) 기부하는 이유를 조사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11가지 이유로 순위가 나누어 집니다.
1위, 단체의 미션: 확실한 목표가 있고 실현할 가치가 있는가.
2위, 책임감: 주 구성원으로서의 책임.
3위,일하는 사람들의 열정.
4위, 안정적인 단체운영: 전 포스팅에 언급했듯, 징징거리는 것은 기부요청의 좋은예가 아닙니다.
5위, 기부요청하는 사람을 보고.
6위, 단체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믿음.
7위, 본인의 업적을 인정받기 위해.
8위, 가치실현의 도전.
9위, 세금공제 혜택.
10위, 단체에 관련된 자료에 의해.
11위 마지막 꼴찌, 미안한 마음 (등 떠밀렸단 소립니다) .
단체가 에너지를 집중해야 할 곳이 어디인가 대충 감이 오죠? 기부자들 또한, 개인적으로 믿는 가치를 실현하고자 기부를 하는것이지 본인이 받는 혜택을 위해 하는게 아님도 확인됐네요.
마지막으로, 빠질수 없는 ‘계획’이 모금의 4가지 요소를 충족시킵니다. 보통, 단체내에서 모금을 담당하는 임원을 필두로 현재 사용가능한 자원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치할지를 결정하여, 단기계획과 중장기 계획을 수립합니다.
모금계획은 크게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하여 수립됩니다.
– 단체장과 임원이 3년에서 5년의 중장기 전략계획 수립.
– 이 중장기 계획안에, 1년단위의 단기 운영목표수립.
– 단기운영목표안에는 예산배정, 필요한 인적자원, 물적자원을 포함.
– 분기별 평가를 위한 목표점과 평가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위에 다룬, 중장기 전략계획의 모든 내용은 당연히 문서화 하고, 어떻게 보관되고 연람되어야 한다는 내사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요즘과 같이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문서보관과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더 커졌습니다. 만들어지기만 하고, 관리가 되지 않으면 당연히 연람도 힘들겠지요.
예전의 시스템은 (컴퓨터 넷트워크 관련), 단순히 문서파일을 공유하고 폴더별로 정리하는 차원이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문서관리시스템으로 진화하였고, 최근에는 지식관리시스템의 개념으로 다가 왔습니다. 그만큼 모든 지식이 문서화 되면서, 그것을 관리할 시스템의 중요성도 커졌습니다. 사람은 언제가 항상 곁을 떠납니다. 인적자원이 가진 능력을 보관하는 건, ‘지식을 문서화 시켜 IT를 통하여 관리한다’는 개념을 도입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전략구상을 할때에도 항상 생각해야 하는 사항이 있습니다. 간략하게 쓰자면,
– 다른 단체의 계획과, 성공한 모금캠패인의 사례공부를 충분히 할것..케이스 스터디 열심히 하란 소립니다. 암만 본인이 잘났어도, 해본 사람의 경험을 당할 수 없습니다. 고기도 뜯어 본 놈이 고기맛을 알고, 놀아본 놈이 잘 놀고, 많이 만나본 놈이 이성을 더 잘 이해하는 겁니다.
– 확신에 찬 간결한 어휘를 사용할 것. 장수 채울려고 질질 늘여쓴 계획서 보면 읽는 사람의 집중도와 흥미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 백문이 불여일견! 사람들이 약한 숫자는 간결한 도표, 차트, 테이블을 이용하세요. 적당히 그림과 사진을 통한 이해도 높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도 포스팅에 좀 넣으면 좋을텐데….귀찮아서..ㅎㅎㅎ)
– 자신이 약한 분야는 지위가 높고 낮던간에 조언을 구하고 많이 들으세요. 어짜피 동의하지 않는 부분은 계획에 안넣으면 그만. 본인을 너무 믿고 고집부리면 실수할 확률또한 높아집니다. 그보다 더 위험한건, 계획전체가 무릎팍산으로 갈 수 있다는거.
– 조언을 구하는 과정 자체를, 중요한 리더들을 동참시키는 기회로 활용하세요.
– 위에 언급한 사항이 마무리 되면, 오랜시간동안 숙고하여 계획을 작성하세요. 앞으로 5년간 전체조직이 움직일 계획입니다. 실행하면서 보충하는게 아니라, 실행하면서 고쳐나가는 겁니다.
– 현실적인 전략을 구상하세요. 당장 사막에 꽃이 피고, 샘물이 솟는 계획은 단기적인 효과는 있어도, 본인에게 심각한 오점을 남길수가 있습니다.
– 전략계획이 완전히 수립되면, 본인의 지식과 능력을 시험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본인 조직과 잠정기부자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계획 하나로 조직의 단결과 자발적 동기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엄훠~! 키보드 두드리다 보니 본의 아니게 또 리포트를 쓰고 있군요…ㅡㅡ;;;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급 배고픔이 밀려오는데, 참 뭐 먹기가 애매한 새벽이네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