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쓸려고 했던 비영리법인의 회계에 관한 글은 조금 미뤄야 겠네요. 대신 제가 봉사다니는 수도원에 대해 간단히 쓰겠습니다. 이곳은 제가 2004년부터 매년 20주말을 오가며 막노동(?) 봉사를 한 곳입니다. 지금은 개인적으로 끝내야 하는 공부와 일 때문에 가지 못하고 있으나, 그 일이 끝나면 다시 움직일 생각입니다. 투철한 봉사정신이 있어서 가는건 아니고, 제가 알게 모르게 세상에서 짓는 죄에 대한 보속을 몸으로 때운다는 나름의 속죄방식입니다
이곳은 제가 사는 뉴욕 퀸즈에서 약 1시간 30분거리에 있는 뉴저지 뉴튼에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봉사자들을 위한 바베큐파티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뉴튼 사람들과 다른 지역에서 오신 봉사자들, 신부님, 수사님, 수녀님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 많이 먹고 왔습니다. 근데, 항상 바베큐 다음날은 왜 남은 음식들이 더더욱 생각날까요…. 집에 먹을것이 없어서 그런지 눈앞에서 왔다갔다 합니다. 여기서 노느라 주말에 장을 안봤더니, 주중에 집안일이 좀 늘어나겠군요. 다행이 빨래는 좀전에 끝냈습니다..
한 여담이지만, 제가 다니는 퀸즈성당에서는 수도원 관리원이 제 직업이라고 알고 있던 청년도 있었습니다. 성당청년들이 주말에 수도원으로 피정이나 피크닉을 오면 저는 항상 나무 자르고 건물보수하고 노가다 뛰고 있으니 그렇게 오해할만도 하지요. 제가 다른 직업이 있다고 하니까 다들 화들짝 놀라는 분위기…..(“잉? 정말~~???” 분위기였음)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가 참 크죠? 하기사 한 청년은 제가 ‘일’ 한다고 하니까 놀라던데요. ㅎㅎㅎ 저는 그냥 날나리 백수 이미지였나봐요. 놀때 워낙 잘 노니까, 주중의 모습을 상상을 못했겠죠.
카톨릭신자가 아니신 분들께는 수도원은 좀 생소한 곳 이기도 하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톨릭 조직을 교황-추기경-주교 (교구장)-사제(교구소속 신부)로 내려오는 명령체계로 알고있습니다. 이는 카톨릭신자 대부분이 각 지역에 속한 교구소속 성당에 다니기 때문에 수도원은 신자들에게도 조금 생소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 수도회 소속 신부와 수사들은 지역을 관장하는 교구(주교관할)의 관리를 받지 않고 본인들이 속한 수도회의 명령에 따릅니다. 제가 다녀온 St. Paul’s Abbey란 곳은 성 베네딕트회 소속의 수도원으로 1926년에 오픈한 곳입니다.
수도회는 자신이 닮고자 하는 성인(Saint)을 따라 생활하고자 하는 수도자들이 있는 곳입니다. 물론 예수를 닮는것이 최종 목표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는 수백만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옛 성인들은 그 규칙을 세세히 기록하여 그대로 생활하며 수련하였습니다. 그것이 오늘날 여러 수도회 각각의 규칙을 확립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성 베네딕트회 수도자들은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모토아래, 성 베네닉트의 (AD 480 ~ 547) 가르침에 따라 보통 아침 5시30분 기도를 시작으로 하루종일 기도하며 일하는 수도자들입니다. 그외에도 많은 성인들이 수도회를 창립했는데요, 여러분이 잘 아시는 고 이태석 신부님께서는 성 요한 보스코가 (1815~1888) 설립한 살레시오회 소속 수도자 신부였습니다. 살레시오회 모토는 가난하고 소외된 어린이들을 위해 선교, 봉사, 교육을 하는 것 입니다. 고 이태석 신부님은 이 모토에 따라 수단에서 아이들과 지역사람들을 위한 삶을 살다가 가셨습니다.
*혹시라도 “울지마 톤즈” 다큐멘터리를 아직 안보신 분들은 꼭 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예수님이 지금 세상에 몰래 내려 오셨으면 어떻게 생활 하셨을까 하는 물음에 조금이나마 답을 주는 것 같습니다.
신부님, 수사님, 봉사자들이 즐거운 식사를 하고 계십니다.
정작 저는 고기굽고 나르느라 바베큐사진을 하나도 못 찍었습니다.ㅡㅡ;
그만 먹으라고 부인에게 혼나는 남편…..자꾸 먹으면 맴매하꺼야!! (사실 무슨 대화인지 모름. 히히히히…..)
수도원내에 있는 작은 성당입니다. 이 건물뒤로 수도자들이 생활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트리 농장 옆으로 큰 호수가 있습니다. 제가 짬짬히 낚시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민물농어와 어른 팔뚝만한 메기가 잡힙니다. 메기는 정말 살이 오동통하게 올라서 맛이 좋습니다.
수도원의 주 수입원인 겨울에 판매하는 크리스마스트리 입니다. 이곳에서 매 시즌에 약 3,000 그루가 판매됩니다. (농장전경)
제가 몰고 다니는 트랙터입니다. 트리를 자르고 나를때 씁니다.
바베큐후에는 항상 사람들을 트랙터 뒤에 태우고 트리농장 투어를 합니다. 이곳의 전통입니다. 왼쪽의 아이이름이 효주인데, 두팔을 벌리면 미역처럼 촥촥감깁니다. 완전 녹는다는…..ㅎㅎㅎ 물론 제 딸은 아닙니다.
한 스타일 하시는 아버지와 딸.
농장옆 호수가를 건너면 그림같은 집이 한채 나옵니다. 저 나무숲 뒤로있는 캠프장을 관리하시는 봉사자 부부가 사는 곳입니다.
이 집의 봉사자 부부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사업으로 크게 돈도 만지셨던 분들입니다. 하루는 동네은행에서 현금보유고가 낮아지자 이 부부에게 저금을 해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부탁이 오면 큰 검정쓰레기 봉투에 현금을 긁어 담아서 트럭으로 날라줬다고 합니다. ㅎㅎㅎ 50대 후반에 다 정리하시고 이곳으로 오셔서 생활하고 계십니다.
집앞 입구입니다.
닭 모이로 식빵을 줬더니 집 개까지 집어먹네요. 개쪽팔리게…..
이 집에 사는 개의 이름은 ‘루이’입니다. 예전에 팔팔했는데, 이젠 많이 늙었네요..ㅜㅜ 지금 9살이니 환갑정도 됐겠군요. 몸을 움직이는게 좀 힘들어 보였습니다.
마당에서 기르는 닭들입니다. 사진기를 들이데니 부끄러워서 닭이 된 ‘소마’님도 있습니다.ㅋㅋㅋ 그래서 등짝만 내밀고 얼굴을 안보여 주나봐요.
오늘 포스팅은 완전 사진으로 때웠군요….ㅎㅎ 목적했던바 입니다. 일주일에 하나씩 쓰려고 한 다짐이 한달만에 슬슬 무너지려고 합니다. 필드림 꼬임에 넘어간 댓가가 이렇게 클 줄이야….
오늘의 포스팅은 포토블로그가 컨셉이라고 생각해 주십쇼~! (그쵸 민주님?)